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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D Book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 대통령에게 배우는 글쓰기




[대통령 글쓰기]

강원국 지음



다시 말해 어떻게 하면 멋있게, 있어 보이게 쓸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는 것은 부질없는 욕심이다. 그러나 무엇을 쓰느냐에 대한 고민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글의 중심은 내용이다.

- 16p.



미사여구가 동원되고 수식이 많아진다.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가 재미있는 말을 했다. '형용사는 명사의 적이다.' 꾸밀수록 알쏭달쏭해진다는 것이다.

- 68p.



욕심을 버리자. 나중에 고친다는 생각으로 일단 쓰고 보자. 시작하는 용기가 글쓰기의 첫걸음이다. 다른 하나는 남의 눈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검열한다. 이렇게 쓰면 남들이 저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 95p.



 나는 글쓰기가 어렵고 무섭다. 펜을 잡으면 손이 굳어버리고 머릿속은 고요한 정적이 흐른다. 독후감 하나 포스팅하는 것도 하루 안에 써서 올려본 적이 없다. 요즘엔 하나 포스팅하는 데 일주일을 잡고 한다. 누군가 나의 글을 보고 비웃진 않을까? 글이 누추해 보이진 않을까? 있어 보이게 쓰려고 힘을 주다 보니 잘 써지질 않는다. 멋있는 표현을 쓰려고 이것저것 붙이다 보니 문장이 길어지고 이해가 되질 않는다. 힘을 빼고 잽을 가볍게 날려야 하는데 손이 뻗어지질 않는다. 이 책은 일단 굳은 손을 뻗을 수 있게 용기를 준다. 잽을 날리는 자세가 어떻든 일단 손을 뻗어 보란다. 손을 뻗으면서 고치고 또 고쳐가며 자세를 교정하면 된다. 멋있게 표현해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그래도 욕심이 있다면 나중에 고친다는 생각으로 일단 쓰자. 세계적인 기업 나이키도 같은 말을 한다. 'Just do it!'



몇 가지만 명심하면 횡설수설하지 않는다. 가급적 한 가지 주제만 다루자. 이것저것 다 얘기하려고 욕심 부리지 말고. 음식점도 뭐 하나를 똑소리 나게 잘하는 집을 잘 기억하지 않는가. 감동을 주려고 하지 말자. 하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힘을 빼고 담백해지자. 거창한 것, 창의적인 것을 써야 한다는 조바심을 버리자.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모방과 벤치마킹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다르게 읽으면 그것이 새로운 것이다.

- 68p.



한 문장 혹은 한 단락 안에서는 한 가지 개념, 한 가지 사실만을 언급하는 게 좋다. 그리고 그것에 집중하자. "나는 한 사람만 팬다."는 영화 대사처럼.

- 106p.



"단순한 것이 복잡한 것을 이긴다.'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특히 그렇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 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실천했다.

"단순화해라. 많은 것을 전달하려는 욕심을 버려라. 한두 가지로 선택하고 거기에 집중하라." 박학다식한 사람이 빠지기 쉬운 함정을 대통령은 알고 있었다. 최대한 절제했다. 버리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았다. 쉽지 않은 일이다.

- 179p.



 1999년에 개봉한 '주유소 습격 사건'에서 무대포 역을 맡은 유오성은 "나는 한 놈만 팬다"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정신없이 싸우는 패싸움의 상황에서도 유오성은 한 놈만 정해놓고 지구 끝까지 쫓아가 괴롭힌다. 이런 성향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은 그를 경계한다. 핵심을 선택하고 집중할 줄 알아야 한다. 핵심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잘 버려야 한다. 아까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버릴 용기가 필요하다. 버릴 게 없는 글이야말로 좋은 글이다. 저자가 모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불필요한 요소를 끊어내고 한 두 가지에 선택하고 집중할 줄 알았다. 그렇기에 두 대통령의 글은 담백하며 하나의 주제로 꿰고 있다.



반드시 논리적일 필요도 없다. 진정성만 있으면 된다. 논리적인 얘기보다 흉금을 터놓고 하는 한마디가 때로는 더 심금을 울리기도 하니까.

- 68p.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어버이날에 부르는 노래다. 어머니를 향한 마음이 진심으로 느껴지는 이 노래를 부를 때 음정, 박자 틀렸다고 문제가 되겠는가. 말과 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진실한 모든 말과 글은 훌륭하다. 진정성이다. 말과 글의 감동은 진정성에서 나온다.

- 185p.



내가 즐겨 보았던 'KPOP STAR'에서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들으면 퍽 공감이 되고 프로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케이팝 스타'프로를 보면서 심사위원들이 좋아하는 참가자의 공통적인 특성을 알게 됐다. 노래를 이야기하듯이 한다. 노래를 그저 노래로 대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로 감정을 담아서 노래한다. 물론 노래에는 스킬이 필요하다. 화려한 기교로 노래한다면 소름은 끼칠 수 있겠지만 마음속에 묵직한 울림은 전하지 못한다. 글 또한 마찬가지. 겉만 번지르르한 글의 향연이 아닌 '진정성' 하나만 있다면 글의 구조와 문법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표현을 넘어 마음을 전달하는 글이 '훌륭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