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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D 생각정리

함께 할 사람을 선택 한다는 것, 동업

내가 창업을 할 때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것은 '사람'이다. 사업 아이템이 아무리 구린 아이템이라도 같이 하는 사람이 훌륭하면 볼품이 없고 거친 원석(아이템)이라도 가공하여 광채가 나는 보석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국비 지원 교육을 받기 이전에 4일 정도 교육을 받는 것이 있었는데 그 교육생 중에 디자인 전공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대학교를 다니다가 제주도가 너무 좋아서 대학교를 자퇴하고 제주도에서 1년 반 동안 게스트하우스 인턴으로 지내며 정말 좋아하는 제주도의 삶을 마음껏 만끽했다고 한다. 서울에서의 삶은 항상 시간에 쫓기듯 살며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가지만 제주도에서의 시간은 느릿하게 느껴지고 삶에 여유가 넘친다는 이유에서 제주도를 찾게 됐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취업에 급급하고 여유로움은 사치로 느껴지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자기가 진정 해보고 싶은 것을 추구하는 이 친구가 대단해보였다. 세상이 정해놓은 잣대에 얽매이지 않은, 마치 자유로운 영혼처럼 느껴졌다랄까. 그것이 나에겐 이 친구에 대한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 친구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부모님의 용돈을 받지 않고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스스로 독립심을 키워나갔고 어린 시절부터 자기개발서가 좋다고 하여 도서관에 있는 자기개발서 카테고리에 있는 책들을 모두 봤다고 할 정도로 다독왕이었으며 독서를 많이 했으니 글도 잘 써 글짓기 대회에서도 입상을 했던 경험이 여럿 있었다고 한다. 책들을 많이 보니 자연스레 말을 잘하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보면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친구 같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줄 알았고 그것을 솔직하게 모두 털어놓는 친구였다. 이 친구의 솔직하고 또 꾸밈없는 모습에 더욱 매력을 느꼈나 보다.



이 친구는 즉각적인 실행력이 부족하다고 하였다. 이전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아 교내 창업대회에 입상도 하고 창업 구상도 하였지만 본인은 실행력이 부족해서 가슴 뛰게 만드는 그 꿈을 잠시 접어두고 취업을 준비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우리가 동업 제의를 하니 마음 속에서 접어놓았던 열정이 다시 서서히 끓어올랐다고 한다. 사실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 보다 '실행력'이다. 어찌 보면 그것이 스타트업 동료로서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지만 그 실행력은 우리가 이끌어주면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다. 사실 혼자서 실행을 하지 못하는 것은 저지를 수 있는 용기가 부족해서이다. 그렇지만 같이 할 수 있는 동료가 생기면 용기는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커질 것으로 사료된다. 나 또한 그 전에 같이 하고 있는 친구와 함께 하지 않았다면 아마 나도 남들과 같이 토익을 준비하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함께 하면 용기는 배가 될 것이고 그 용기는 실행력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창업을 준비하던 나와 내 친구는 디자인 감각이 있는 친구가 필요하던 참에 그 친구에게 동업을 제의하였다. 돌이켜보면 함께 일할 사람을 보는 가장 큰 기준이 '신뢰'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며칠 교육을 같이 받았다고 해서 이렇게 덥석 동업제의를 한 내스스로가 놀라웠다. 아마 교육기간 동안의 인연으로 끝내고 이대로 보내기에는 아까운 재목이었다고 느꼈나보다. 며칠 전에 셋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내 친구는 다행히 그 친구를 맘에 들어 했다. 그래서 셋이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하려고 한다. 앞으로 이 친구를 더 지켜보면서 알아가야겠지만 우선은 우리가 이 친구를 선택한 것이 후회되지 않도록 서로가 시너지를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는 쪽으로만 집중하고 고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