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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D Book

생각하는 늑대 타스케 - 서재근, 왜 늑대일까?




책 제목: 생각하는 늑대 타스케

저자: 서재근



재미있다. 정말 재미있다. 최근에 읽었던 책 중 가장 유익하고 재미있다. 사고방식에 관하여 각종 이론을 들이밀며 지루하게 전개하지 않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간에 오고 가는 대화 속에서 깨닫게 한다. 등장인물 중에는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이 뛰어나지만 겸손한 늑대 타스케가 등장한다. 왜 타스케라는 사람을 늑대라고 표현했을까?



"그대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잘 어우러져 새로운 생각으로 빚어지는, 일종의 '생각의 삼투압' 과정이지."

- 93p.



가설. 그러고 보니 이 팀은 자신의 가설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있었다. 가설을 가지고 일을 시작하다 보면 풍부한 방향으로 아이디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개의 경우 자료를 통해 정보를 모으는 것으로 일을 시작하는데, 정보에 지나치게 집중하게 되면 생각의 더듬이가 그 정보 밖으로 뻗는 것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엇이든 아이디어가 필요한 일은 아무런 정보 없이 가설로 시작하는 것이 좋고, 정보를 얻은 후에도 새로운 가설을 수립해보는 것이 좋다. 가설의 타당성이 공감을 얻게 되면 조사를 통해 확인해보면 된다. 이것은 실제 업무 현장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지만 아주 기본적인 것에 속한다. 그러고 보면 타스케 팀의 힘은 결국 기본기에 충실하다는 데 있을지도 모르겠다.

- 113p.



위에서 제시한 대로 내 가설을 먼저 끄집어 내보자. 책에서 길 떠나는 늑대는 혼자 다녀야 하는 일이 많다고 나온다. 그래서 나는 늑대가 홀로 다니는 외로운 존재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았다. '생각의 삼투압'이 풍부하게 일어나기 위해선 혼자 시간을 보내며 충분한 생각을 해야 한다. 그래서 늑대라고 표현했을까? 타스케라는 자는 생각의 각도가 넓어 입체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소설 속에서 그가 던지는 질문과 말에는 날카로움이 묻어나 있다. 이러한 그의 면모에 날카롭고 날렵해 보이는 늑대라고 표현을 했을까? 그러기에는 이유가 타당하지 않고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턱없이 부족하다.(책을 읽어도 이 모양이다.)



이 외의 잡다하고 말도 안 되는 가설들이 생각나지만 이쯤에서 그만두고, 자료를 조사해보자. 이런, 원래 늑대는 무리지어 다니는 동물이란다. 상식이 부족했다. 그래, 생각해보니 늑대는 집단주의 성격이 강하다. 영화에서도 늑대가 무리 지어 사냥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그런데 책에서는 왜 늑대가 마치 외로운 존재라 말하는 걸까? 이 또한 일리가 있는데, '외로운 늑대'라는 시사용어가 있다. 테러 단체 조직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해당 국가에 대한 반감 등의 이유로 테러를 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뜻한다. 정부에 반감을 품는 것은 사회구조가 부조리하거나 불평등하다는 등의 이유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외로운 늑대를 타스케에게 적용해 보았다. 타스케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 않지만 주위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한다. 그래서 타스케는 질문이라는 폭탄을 통해 주위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있다.(아무 말 대잔치)



타스케가 폭탄을 던지면 독자인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폭탄을 안고 질문에 대해 생각해본다. 폭탄이 곧 터질 것 같지만 답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저자는 독자에게 생각할 시간이라도 주는 듯 이야기가 어느 정도 흐른 뒤에 타스케의 입을 통해 답을 준다. 그때 비로소 폭탄이 '펑' 터지며 충격을 받는다. 충격을 받으면 보통 정신이 없어지고 머릿속이 하얗기 마련인데, 타스케에게 받은 충격은 오히려 명쾌한 깨달음을 독자에게 선사해준다. 굉장히 기쁘고 형언할 수 없는 좋은 충격이다. 타스케가 던진 질문에는 정답은 없지만 그가 말한 답에는 굉장히 공감이 간다. 여러분도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영어에는 왜 존댓말이 없을까? 애들이 버르장머리가 없는 걸까? 아, 물론 'please'나 'sir' 같이 상황에 한정된 표현이나 호칭 말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말이지, 도대체 영어에는 왜 존댓말이 없는 걸까?"

- 119p.



'영국 끝자락에서 런던에 이르는 가장 빠른 방법'을 공모했다는 거야. 거기서 1등을 차지한 사람은 아주 어린 아이였대. 그 답이 무엇이었을지 궁금하지 않아? 그 아이의 답을 듣고 나는 무릎을 탁 쳤는데...

- 327p.